2023년 8월부터 2026년 7월까지 3년간 용인 기흥구 아파트 전세보증금의 변화를 보면, 지난 1년반 사이에 일어난 일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서울 전세 시장이 무너지면서 수요가 경기로 몰렸고, 동시에 보증금 상승으로 기존 세입자들이 월세로 빠져나가며 악순환이 시작된 것입니다.

2023년부터 천천히, 2025년부터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2023년 8월 3억 3,000만원에서 출발한 기흥구 전세보증금은 약 18개월 동안 조용히 올랐습니다. 2025년 1월까지 4,000만원이 오르는 데 거의 1년 반이 걸렸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이후가 달라집니다.
같은 크기의 4,000만원 상승이 이번엔 12개월 만에 압축되었습니다. 2025년 8월부터 2026년 7월까지 기간의 최고가는 4억 3,000만원(2026년 6월)을 기록했고, 현재 수치도 4억원대 초중반을 유지 중입니다. 상승 속도가 50% 더 빨라졌다는 것은 시장의 긴장도가 확 높아졌다는 신호입니다.
이 변화는 우연이 아닙니다. 2024년 10월을 기준으로 뭔가 근본적으로 달라졌고, 그것이 2025년 상반기부터 기흥구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입니다.
서울 전세가 문을 닫자 수요가 경기로 몰렸습니다
2024년 10월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강화한 직후, 서울 전세 시장은 급격하게 움츠러들었습니다. 갭투자가 막히자 집주인들이 전세를 내놓지 않기 시작한 것입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규제 발표 직후 6개월 만에 서울 전세 매물이 32.5%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월세 감소율 26.2%를 크게 상회했습니다.
이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집주인들이 ‘월세냐 전세냐’ 양쪽을 모두 줄였는데, 특히 전세를 급격하게 빼앗은 것입니다. 서울에서 전세를 찾던 사람들은 어디로 갈까요? 결국 인근 수도권입니다.
용인 기흥구는 서울과 맞닿아 있고, 교통이 연결되어 있으며, 아직도 가격이 ‘더 싼’ 지역으로 인식됩니다. 서울에서 전세 물량이 사라진 만큼 그 수요가 자연스레 흘러들어온 것이 2025년 초부터 가속화한 상승의 첫 번째 원인입니다.

보증금이 오를수록 세입자들이 월세로 빠져나갑니다
여기서 더 복잡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기흥구에 들어온 새로운 수요도 많지만, 동시에 기존 세입자들도 떠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월세지수가 2025년 9월 129.7로 2015년 통계 시작 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것은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전세 보증금이 4,000만원씩 올라가면, 계약 갱신 때 기존 세입자가 마주할 추가 금액도 4,000만원입니다. 자기 명의의 아파트도 아닌데, 갑자기 수천만 원을 더 내야 한다는 통보를 받으면 어떻게 할까요? 일부는 월세로 전환하기로 결정합니다. 월세는 매달 나가가지만, 보증금은 돌려받으니까요.
이것이 공급을 더욱 줄입니다. 전세 물량이 줄어드는 데 공급측(집주인)의 결정이 있고, 수요측(세입자)의 결정도 더해진 것입니다. 남은 전세를 놓고 경쟁하는 새로운 수요자들은 더욱 높은 보증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됩니다.
공급이 사라진 자리를 보증금이 채우고 있습니다
2025년 8월부터 2026년 7월까지를 보면, 기흥구 전세보증금의 변동폭이 생각보다 좁습니다. 최저 3억 7,000만원, 최고 4억 3,000만원으로, 단 0.6억원의 차이만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시장이 높은 가격대에 수렴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겨울 난방비가 계속 올라가다가 어느 순간 천정에 닿으면 그 이후로는 더 오를 수 없듯이, 기흥구 전세 시장도 지금 가격대에서 한 번 안정되는 모습입니다. 2026년 6월의 최고가 4억 3,000만원 이후로도 계속 4억원대를 유지하는 것이 이를 보여줍니다.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상승이 크게 가속화하지 않는다 해도, 이 높은 수준 자체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공급이 돌아오지 않는 한, 보증금이 떨어질 이유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 정보, 당신의 이사와 계약 갱신 시 어떻게 쓸지 생각해 보세요
지금 기흥구에서 전세를 알아본다면, ‘빨리 결정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2023년부터 2025년 초까지는 느리게 올랐지만, 이제는 12개월마다 같은 폭으로 오르는 속도입니다. 이사철이 늦을수록 보증금이 한 단계 더 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겨울 이사를 미루고 봄을 기다리면, 봄에 계약하는 보증금은 겨울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동시에 월세 전환도 진지하게 계산해 볼 시점입니다. 보증금 4억 원대에서 이 금액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얼마나 크고, 월세로 나가는 비용은 얼마나 되는지 견주어 보세요. 2027년 봄 갱신을 앞두고 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지금 이 시점의 4억원대가 새로운 ‘기준가’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전세 매물 자체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면, 아무리 좋은 조건을 제시해도 원하는 집을 못 찾을 수 있습니다. 조건을 조금 완화하고 매물이 나타났을 때 빠르게 움직일 준비를 하는 것도, 지금 같은 시장에서는 현명한 선택입니다.
| 시점 | 금액 |
|---|---|
| 2024년 8월 | 3억 8,000만원 |
| 2024년 9월 | 3억 8,000만원 |
| 2024년 10월 | 3억 7,000만원 |
| 2024년 11월 | 3억 7,000만원 |
| 2024년 12월 | 3억 7,000만원 |
| 2025년 1월 | 3억 7,000만원 |
자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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