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연체율 ‘최고치’ 보도, 2026년 8월 지금과 비교하면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을 쓰면서 월세나 전세대출 이자까지 내고 계신다면, ‘은행 연체율이 아직 0.5%’라는 말이 꽤 안심되게 들리실 겁니다. 이 글은 한국은행 ECOS 자료를 바탕으로, 연체율이 오랜만의 최고치라는 보도가 나왔던 2025년 5월과 가장 최근 수치인 2026년 8월을 나란히 놓고 봅니다. 무엇이 달라졌고 무엇이 그대로인지, 그래서 지금 내 대출을 어떻게 보면 되는지까지 차례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 추이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 추이

표에서는 1년 넘게 0.4%였는데 ‘최고치’ 보도가 나왔다

먼저 표부터 보시겠습니다.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2023년 12월부터 2025년 1월까지 한 달도 빠짐없이 0.4%였습니다. 그러다 2025년 5월에 0.5%가 됐습니다. 1년 넘게 거의 평평한 선이었던 셈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무렵,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이 오랜만의 최고치를 찍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표만 보신 분이라면 고개를 갸웃하실 만합니다. 0.4%에서 0.5%로, 겨우 0.1%p 오른 것이 그렇게 큰일일까요?

답부터 말씀드리면, 이 표는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만 보여 줍니다. 반올림을 하면 꽤 다른 수치들도 똑같이 0.4나 0.5로 찍힙니다. 그래서 0.1%p라는 작은 차이가 실제로 무엇을 담고 있었는지는 숫자 뒤의 내용을 들여다봐야 알 수 있습니다.

2025년 5월 상승은 주담대가 아니라 신용대출 쪽에서 나왔다

그렇다면 그 0.5%는 어디서 나온 숫자였을까요. 당시 금융감독원 발표와 이를 전한 보도를 보면, 가계대출 중에서도 주택담보대출보다 신용대출 등 나머지 대출의 연체율이 훨씬 높았고 상승 폭도 더 컸습니다. 평균 0.5%라는 숫자 안에 성격이 전혀 다른 두 대출이 섞여 있었던 것입니다.

쉽게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반 평균 점수가 비슷해 보여도, 잘하는 학생과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함께 들어 있으면 평균만으로는 누가 힘든지 보이지 않습니다. 주담대는 집이라는 담보가 있어 상대적으로 연체가 적고, 신용대출은 담보 없이 빌리는 만큼 연체가 더 자주 생깁니다.

같은 달 금감원은 새로 발생한 연체가 전월보다 늘었고 신규연체율도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다시 말해 2025년 5월의 상승은 이미 밀린 빚이 쌓인 것만이 아니라, 새로 밀리기 시작한 사람이 늘어난 결과였습니다.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 주요 수치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 주요 수치

0.4%로 내려간 달은 대부분 분기 말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올라간 연체율이 표에서는 금방 0.4%로 다시 내려온 달들이 있습니다. 2025년 3월은 0.4%였는데 바로 앞뒤인 2월과 4월은 0.5%였습니다. 2025년 12월, 2026년 3월, 2026년 6월도 모두 0.4%였습니다. 반대로 2026년 2월, 5월, 8월에는 다시 0.5%로 올라갔습니다.

왜 이런 들쭉날쭉한 모양이 생길까요? 영남경제 보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은행들이 분기 말에 연체채권 관리를 강화하기 때문에, 연체율이 보통 분기 중에 오르고 분기 말에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출자들이 한꺼번에 빚을 갚아서 내려간 것이 아니라, 은행이 장부를 정리하는 시기라서 내려간 것입니다.

그러니 분기 말 숫자 하나만 보고 ‘연체율이 떨어졌다’고 받아들이시면 곤란합니다. 금감원 자료를 봐도 2025년 5월에 정리된 연체채권은 새로 생긴 연체보다 적었습니다. 정리가 새 연체를 따라잡지 못하면, 분기 말 정리가 끝난 뒤 숫자는 다시 올라올 수밖에 없습니다.

2025년 11월~2026년 8월에도 연체율은 같은 범위에 머물렀다

분기 말의 하락을 걷어내고 보면, 그때와 지금의 차이가 오히려 잘 보입니다. 현재 구간에서 연체율은 2025년 11월 0.5%로 시작해 2026년 8월 0.5%로 끝났습니다. 변화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같은 달끼리 견주어 보시면 더 분명합니다. 최고치 보도가 나왔던 2025년 5월이 0.5%였고, 1년 뒤인 2026년 5월도 0.5%였습니다. 두 해 모두 분기 말 달에 0.4%로 내려갔다가 그다음 분기 중에 다시 0.5%로 돌아오는 모양이 되풀이됐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나아졌을까요. 이 표로 보면 나빠지지는 않았지만 나아졌다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2025년 당시 금감원이 연체와 부실이 더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 채무조정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던 그 수준에서, 연체율은 지금도 내려오지 않고 머물러 있습니다.

신용대출이 있다면 평균이 아니라 내 대출 종류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된다

은행 전체 평균이 그대로라면, 개인이 봐야 할 것은 평균이 아니라 내가 가진 대출의 종류입니다. 앞에서 보셨듯 신용대출 등은 주담대보다 연체율이 눈에 띄게 높은 쪽에 속합니다. 마이너스통장이나 신용대출을 쓰고 계시다면, 은행 전체의 0.5%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높은 쪽에 내 대출이 있다고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기준선도 하나 기억해 두세요. 금감원 통계는 원리금을 1개월 이상 밀린 경우를 연체로 잡습니다. 월세, 전세대출 이자, 신용대출 이자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달에 한 건이라도 한 달을 넘기면 연체 기록이 남고, 신용점수가 떨어져 나중에 대출 연장이나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타기를 할 때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확인하실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대출마다 금리와 자동이체 날짜를 적어 보고 이자가 한 주에 몰리지 않는지 보세요. 둘째, 여윳돈이 생기면 담보가 있는 주담대보다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부터 줄이시면 됩니다. 셋째, 이자가 버거워지기 시작했다면 밀리기 전에 거래 은행에 채무조정 제도를 먼저 문의해 보세요. 분기 말에 0.4%로 내려온 숫자를 보고 안심하기보다, 내 신용대출 잔액을 한 줄이라도 줄이는 쪽이 훨씬 확실한 대응입니다.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 최근 흐름
시점 %
2025년 4월 0.5
2025년 4월 0.4
2025년 4월 0.5
2025년 5월 0.5
2025년 5월 0.5
2025년 5월 0.5

자료: 한국은행 ECOS

※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별 상황에 따라 적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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